가족 투병 이야기/대장암, 직장암, 장루

직장암 3기 고열로 서울대병원 응급실 (젤로다 항암약 결국 중단)

진짜웰니스 2022. 1. 26.

젤록스 항암 1차 4일째입니다. 아버님께서 젤로다 항암약도 금요일 아침부터 복용하셨는데 탈수증세와 섬망증세로 월요일 저녁에 젤로다 항암약을 드시지 않으셨습니다.

 

119구급차는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받아줄 수 없는 현실

대장암 수술 후 고열로 응급실 방문
대장암 수술 후 고열로 응급실 방문

남편이 몇 시간 곁에서 아버님을 지켜봤는데 결국 새벽에 38도가 넘은 고열이 나셨습니다. 고환염때문일거라 예상했지만 항암치료중이어서 무조건 119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로 가야했습니다. 열이 나기 때문에 어떤 병원이여도 코로나 검사를 해야하고, 음압병동에 자리가 있으면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없을 수도 있습니다. 

 

119구급차를 불렀는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받아줄 수 없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고열에 아직도 섬망증세를 보이시며 정신이 없으신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이 난다니 못받아준다고 합니다. 코로나 환자가 많아서인지 수도권에서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오는 환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고열 암환자 사설구급차로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 가기

결국 사설 구급차를 불렀습니다. 항암중에는 찬물 수건으로 열을 내릴 수도 없고, 해열제를 마음대로 먹어서도 안됩니다. 항암중에 고열이 난다면 응급실말고는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항암상담실에서도 고열이 나면 무조건 응급실이라고 조언합니다. 

 

이때부터는 보호자가 판단해야합니다. 집근처 병원을 갈지, 암수술을 하고 암치료를 받는 병원으로 갈지 등등 남편과 저는 순간 고민합니다. 하지만 빠르게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을 우선 가기로 했습니다. 가서 안되면 다른 병원을 가더라도, 전산상 아버님에 대한 치료와 진료기록이 있는 서울대학교병원으로 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119구급차는 받아주지 않겠다던 서울대병원응급실에서 사설구급차는 받아주었습니다. 남편의 판단이 옳아서 다행입니다. 

 

암환자가 고열 발생시 치료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을 간다면 준비사항

만약 다른 병원으로 간다면 저는 이런 것을 챙길 것 같습니다. 

1) 항암치료 전 찍은 CT와 MRI 영상, 고환염 관련 초음파 영상 CD

2) 지금 현재 드시는 약(실제 약)과 처방전

3) 직장암, 대장암 개복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지

4) 수술기록지

 

다른 병원 응급실에서도 피검사와 CT검사, 초음파 등 필요한 검사는 할테지만, 응급실에서 혹시나 암환자와 관련된 사항을 요청했을 때 보호자가 준비되어있으면 더 빠른 진료와 치료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코로나 검사 후 음압병동 입실

우선 아버님만 코로나 검사를 하고 음압병동으로 이동했습니다. 당연히 보호자는 1인만 상주 가능하기 때문에 남편이 아버님과 함께 했습니다. 다행히 음압병동이 자리가 났기 때문에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음압병동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음압병동에 자리가 없으면 병원밖에서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해야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찌보면 서울대병원응급실로 향한 건 우리에겐 모험이었습니다. 음압병동에 들어갈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CT와 초음파, 피검사를 진행합니다. 치료 병원이 서울대병원이기 때문에 전산상에 아버님의 진료기록이 다 있어 의사가 빠르게 아버님을 스캔합니다. 항암중이고 그 사이 암 전이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복부와 다른 장기 CT를 찍었습니다. 

 

고환염, 고환 속 혈종으로 고열발생 추정, 항암중단

사실 의사들은 어떤 경우에도 정확한 원인을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원인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만 정확하게 어느 시점에 어떤 부분이 원인이 되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 검사를 진행하고 종양내과 전문의가 와서 암전이는 아닌 것 같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고환염 치료에 전념해야하니 항암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종양내과 선생님이 명확하게 이야기를 해주어 정말 고마웠습니다. 일부러 말을 두리뭉실하게 하시는 선생님들도 많은데 응급실에 찾아온 종양내과 선생님은 딱 부러지고 쉽게 아버님께도 설명해주어 남편이 감탄했습니다. 

 

그렇다면 고열이 나는 이유로 제일 가능성이 높은 것은 고환염입니다. 초음파 결과, 고환에 혈종이 보이고 고환이 심하게 붓고 딱딱해져서 입원을 해야한다고 합니다. 고름이면 주사기를 꽂아 고름을 빼낼텐데 혈종은 고름보다 단단하고 찐득해서 주사로 빼내지 말고 항생제를 정맥 주사로 맞으며 혈종을 조금 진정시키기로 했습니다. 

📌대장암, 직장암 환자라서 고환염에 걸리는 것이 아닙니다. 아버님은 암수술 후 도뇨관(소변줄)을 계속 꽂고 생활하셨기 때문에 고환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입원병동이 없는 서울대학교병원

하지만 서울대병원에 입원할 병실이 없습니다. 그 사이 아버님의 코로나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고 일반 응급실 병동에서 계속 기다립니다. 입원을 해서 치료를 해야하는데 서울대병원에는 병실이 없으니 이제 2차병원으로 가야합니다. 여러 암환우 분들의 카페를 보면 요즘 병실이 없는 종합병원, 대학병원이 많습니다. 건강에 조심 또 조심해야하는 시기입니다. 

 

2차 병원 이야기는 다시 이어가겠습니다. 24시간 동안 남편은 밤을 지새웠고 그 사이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다녀갈 때마다 남편은 제게 전화를 걸어 아버님 상태를 공유하고 치료에 대해 의논하고 생각을 정리합니다. 저는 다시 어머님께 전화를 걸어 최대한 쉽게 아버님의 상태를 설명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가족들의 간병은 치열합니다. 

 

이 곳은 직장암(pT3d, pN2b)으로 고생하시는 아버님(서울대학교 병원)과 그 아버님을 간병하는 가족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부디 날카로운 이야기는 잠시 접어주시고 따뜻한 말씀 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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