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투병 이야기/대장암, 직장암, 장루

서울대학교병원 직장암(대장암) 항암 1차 후기

진짜웰니스 2022. 1. 24.

직장암 3기 젤록스 항암 1차 1/21 시작

밤새 아버님도 남편도 저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아버님은 긴장하셨는지 식은땀을 계속 흘리십니다. 평생 건강검진도 받지 않으신 채 늘 일만 하셨는데 갑자기 두세 달 만에 암 진단에 개복수술에 항암까지 받으시니 아직도 병원에 적응 중입니다.

주사 치료 1시간 전 접수, 수납

서울대학교 병원은 철분주사나 항암주사 등 주사치료실에서 주사를 맞기 위해서는 1시간 먼저 와서 접수를 해야 합니다. 예약을 해도 1시간 전에 와서 접수와 수납을 끝내야 주사치료가 가능합니다.

한 시간 전에 접수를 하면 그때서야 치료실에서 환자를 위한 주사약 조제를 시작합니다. 접수와 수납을 하고 한 시간을 기다리는 일이 암환자에게나 보호자에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버님이 앉아계시기 편한 의자를 골라 자리를 잡습니다. 대학병원은 기다림의 반복, 계속 인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아버님 손과 손톱에 핸드크림을 발라드립니다. 혹시나 혈관주사를 맞을 때 아프실까 봐 보습에 신경을 쓰면 조금이라도 덜 아프실까 봐 준비해 갔는데, 다행히 아버님께서도 나중에 바르고 나서 몇 시간 뒤에도 촉촉하다고 좋아하십니다. 

젤록스 항암 1차, 침대 선택

드디어 스크린에 5번방 아버님 성함이 뜹니다. 아버님을 모시고 침대가 있는 주사 치료실로 갑니다. 다른 병원도 비슷할 것 같은데, 서울대학교 병원은 항암주사를 예약할 때 의자와 침대 중 고르게 합니다.

아버님은 항문을 절제했고 현재 고환염으로 아프시기 때문에 누워서 항암주사를 맞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누워서 메스껍거나 더 어지러우시면 침대 각도를 조절하면 되니 앞으로도 침대를 선택할 겁니다.

항암 주사 맞기 전 항구토제 먼저

본격적으로 항암주사를 맞기 전 침대에서 항구토제를 맞습니다. 항구토제는 구토를 줄여주는 약입니다. 항구토제가 다 투여되는 데 10분이 채 안 걸렸습니다. 항암 주사가 독해서 메스껍거나 구토하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항구토제를 먼저 맞습니다.

항구토제(진토제)는 팔로노세트론 Palonosetron이 함유된 팔세론 Palseron 입니다. 삼양홀딩스에서 제조했고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5조 제4항에 의하여 중증환자 중 암환자에게 처방·투여하는 약제로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정하여 공고하는 약제의 범위 및 비용 부담에 해당하여 보험 적용이 됩니다.

제법 빠른 속도로 항구토제가 들어갑니다. 항구토제가 들어가는 동안 보호자 2명이 병실에 들어갈 순 없으니 저는 복도에서 기다립니다.

 

옥살리플라틴(엘록사틴) 항암주사 1차 

옥살리플라틴(엘로사틴) 항암주사

옥살리플라틴(엘록사틴) 항암주사가 들어갑니다. 처음에 2시간 반 정도 맞는다고 안내를 받았는데 100분 정도 맞았습니다. 주사 투여 속도는 연령과 몸 상태, 구토 증세 등 여러 가지와 관련이 있으므로 시간이 더 걸리시는 분들도 있을실 겁니다. 

 

옥살리플라틴(엘록사틴) 항암주사를 맞으시면서 춥다는 분도 계시고 주사약이 들어가는 혈관이 아프시다는 분도 계십니다. 다행히 아버님께서는 오히려 더웠다고 하시면서 땀을 살짝 흘리셨습니다. 중간에 발끝이 저린 느낌이 있어서 간호사한테 말씀하셨는데, 크게 저리시진 않으셨습니다.

 

저희는 혈관이 저리고 추우실 때를 대비해서 담요와 핫팩을 준비해갔습니다. 쓸 일이 없었지만 추위를 느끼시고 손끝 발끝이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분들이 많으시니 미리 준비해 가시면 좋겠습니다. 

 

옥살리플라틴(엘록사틴) 항암주사 맞은 후

옥살리플라틴 항암주사 후
옥살리플라틴 항암주사 후

옥살리플라틴(엘록사틴) 항암주사를 맞은 후 저는 김밥을 사서 아버님께 드렸습니다. 식욕이 없으셔서 안드신다고 하셨지만, 항암주사를 맞아서 건강한 세포들도 힘들어하니 에너지를 위해 밥을 드셔야 한다고 말씀드리니 김밥 3개를 드시네요. 겨우 드시고는 몇 시간 뒤에 있을 외래를 기다립니다.

 

항문과 고환염으로 고환과 사타구니 통증이 심하셔서 결국 누우셨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우울하시게 창경궁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옥살리플라틴(엘록사틴) 항암주사를 맞고 조금 지나니 기력이 확 떨어지신다고 하시네요. 준비해간 사탕을 하나 드려서 당도 보충해드립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아직까지 항암주사와 항암약, 젤록스 항암으로 인한 부작용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항문과 고환염으로 인해 고환과 사타구니 통증이 더 심하셔서 항암주사로 인한 몸의 변화에는 덜 민감하신 듯 합니다. 그래도 어머님께서 손발에 보습 로션을 발라드리고 있으니 아무쪼록 효과가 있길 바랍니다. 

 

이 곳은 직장암(pT3d, pN2b)으로 고생하시는 아버님(서울대학교 병원)과 그 아버님을 간병하는 가족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부디 날카로운 이야기는 잠시 접어주시고 따뜻한 말씀 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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